해기사를 위한 금리 상식 A-Z
조은정 | 부산국제금융진흥원 해양금융실 해양금융센터 매니저
무더운 8월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더위 속에 대출자들의 부담을 더할 만한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기준 금리가 오른 것은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대출이자입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랐으니 자신이 이용하는 대출금리도 곧바로 같은 폭만큼 오르리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장 변화가 없을 수도 있고, 기준금리가 오른 폭보다 적게 오르거나 오히려 내려가기도 합니다.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은행의 대출금리가 먼저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는 서로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다르게 움직일까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대출의 기준금리는 다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물가와 경기,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정책금리입니다. 기준금리가 바뀌면 금융기관 간 거래금리와 예금금리, 채권금리 등이 차례로 영향을 받습니다. 즉,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모든 예금과 대출에 직접 적용되는 금리가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에 금리가 움직일 방향을 알려주는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랐다고 해서 모든 대출금리가 같은 날부터 0.25%포인 트씩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이 실제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사용하는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구분해 준거금리'라고 합니다. 주택담보대출에는 주로 코픽스(CORIX)나 금융채 금리가 준거금리로 사용됩니다. 대출금리는 개인의 신용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대출자의 신용위험, 담보의 종류, 대출 기간, 우대조건 등 여러 요소가 함께 반영됩니다. 아래 표로 은행의 대출금리가 결정되는 구조를 알 수 있습니다.
준거금리는 은행이 대출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데 드는 기본적인 비용을 반영합니다.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 가격과 비슷한 역할입니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업무비용과 위험관리비용, 법적 비용, 목표이익 및 대출자의 신용위험 등을 반영해 준거금리에 추가하는 금리입니다. 가감조정금리는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사용, 자동이체 등 은행이 정한 조건을 충족했을 때 대출금리에서 차감하는 우대 금리나, 본부나 영업점 등에 따른 조정금리 등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준거금리가 3.0%, 가산금리가 1.5%, 가감조정금리 가 0.3%라면 실제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4.2%입니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더라도 준거금리와 가산금리, 가감조정금리가 각각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실제 대출금리는 다른 폭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보여주는 코픽스
주택담보대출의 대표적인 준거금리는 코픽스입니다. 코픽스는 '자금조달비용지수 (COFIX, Cost of Funds Index)라는 뜻으로, 국내 주요 은행들이 예금과 적금, 금융채 등을 통해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면서 부담한 금리를 종합해 산출합니다. 쉽게 말해 코픽스는 은행이 고객에게 빌려 줄 돈을 마련하면서 부담한 평균 원가입니다. 은행이 높은 금리를 지 급하고 예금이나 적금을 유치하면 자금조달비용이 오르면서 코픽스가 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코픽스가 내려가기도 합니다. 코픽스는 산출방식에 따라 신규취급액 기준, 잔액 기준, 신(#T)잔액 기준 및 단기 코픽스로 나뉩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에 은행이 새로 조달한 자금의 금리를 반영합니다. 최근에 가입된 예금과 새로 발행된 금융채 등의 금리가 주로 반영되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화에 비교적 빠르게 반응합니다. 시장금리가 내려갈 때는 하락분이 빠르게 반영될 수 있지만, 시장금리가 오를 때도 상승분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월말 현재 은행에 남아 있는 전체 조달자금의 금리를 반영합니다. 최근에 마련한 자금뿐만 아니라 과거에 조달한 자금도 포함되기 때문에 신규취급액 기준보다 움직임이 완만한 편입니다. 금리 상승기에는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 있지만, 금리 하락기에도 인하 효과가 늦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기존 잔액 기준보다 자금조달 범위를 넓힌 지표입니다. 잔액 코픽스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합니다. 은행의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 모든 잔액 금리를 활용하여 산출합니다. 따라서 예금과 금융채 외에도 기타 예수금과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이 추가로 포함됩니다. 금리가 낮은 결제성 자금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다른 코픽스보다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낮은 코픽스가 항상 낮은 최종 대출금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단기 코픽스는 만기가 3개월인 단기 조달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합니다. 다른 코픽스가 월 단위로 공시되는 것과 달리 주 단위로 공시되기 때문에 단기 시장금리의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떤 코픽스가 항상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신규취급액 기준은 시장금리의 상승과 하락을 빠르게 반영하고, 잔액 기준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반영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금리 수준뿐만 아니라 향후 금리 방향과 대출기간, 금리재산정 주기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 코픽스가 먼저 움직일 수도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코픽스는 서로 영향을 주지만 반드시 같은 순서와 폭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시장은 앞으로의 기준금리 결정을 예상해 미리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면 한국은행이 실제로 금리를 올리기 전부터 예금금리와 금융채 금리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 기준금리가 그대로인 상황에서도 은행의 자금조달금리가 먼저 내려갈 수 있습니다. 2026년 7월 15일 발표된 6월 기준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3.05%로 전월보다 0.15%포인트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잔액 기준 코픽스는 2.94%로 0.05%포인트,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2.54%로 0.0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른 것은 최근 자금조달 금리의 변화를 잔액 기준보다 빠르게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코픽스가 6월 중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기준으로 산출됐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그다음 날인 7월 16일 결정됐습니다. 따라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 자체가 6월 기준 코픽스에 직접 반영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금융시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면 예금금리나 금융채 금리가 미리 움직여 그 영향이 일부 선반영됐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코픽스는 연결돼 있지만 움직이는 시점과 폭까지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코픽스 대신 금융채 금리를 사용하는 대출도 있다?
모든 변동금리 대출이 코픽스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은행과 대출상품은 금융채 금리를 준거금리로 사용합니다. 금융채는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금융채 금리는 채권시장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현재의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물가와 경기, 한국은행 통화 정책에 대한 예상까지 비교적 빠르게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금융시장에서 앞으로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한국은행이 실제로 금리를 올리기 전에도 금융채 금리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 실제 인하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금융채 금리가 먼저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코픽스는 은행들이 일정 기간 실제로 부담한 자금조달 비용을 모아 산출합니다. 반면 금융채 금리는 채권시장의 상황과 향후 전망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따라서 금융채 금리는 코픽스보다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편입니다. 다만 6개월 금융채와 6개월 변동금리'는 의미가 다릅니다. 6개월물 금융채는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참고하는 채권의 만기를, 6개월 변동금리는 대출자의 금리를 6개월마다 다시 산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변동금리도 매일 바뀌는 것은 아니다
금융채 금리가 매일 변하면 새로 대출을 신청하는 사람에게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대출이 실행된 사람의 금리가 매일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대출자의 금리는 계약에서 정한 금리재산정일이 돌아왔을 때 그 시점의 금융채 금리를 반영해 변경됩니다. 금융채 금리가 코픽스보다 낮다고 해서 해당 대출의 최종금리까지 반드시 낮은 것도 아닙니다. 금융채를 사용하는 상품의 준거금리가 낮더라도 가산금리가 높거나 우대금리가 적다면 최종 대출금리는 더 높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코픽스가 상대적으로 높더라도 가산금리와 우대조건에 따라 최종금리는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코픽스나 금융채 금리가 움직여도 기존 대출자의 금리가 즉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변동금리 대출에는 일반적으로 3개월, 6개월 또는 12개월 등의 금리재산정 주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6개월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한다면 준거금리가 올라도 다음 금리재산정일이 돌아올 때까지 기존 금리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언론에서 은행의 대출금리가 올랐다고 보도하더라도 신규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금리인지, 기존 대출자의 금리까지 바뀌는 것인지 구분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기존 대출자의 금리는 자신의 대출약정에서 정한 재산정 주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정금리나 일정 기간 금리를 고정하는 혼합형 대출은 기준 금리와 시장금리가 변하더라도 고정기간에는 약정된 금리가 유지됩니다.
금리 뉴스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
기준금리 인상 소식을 들었다고 자신의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오를 거라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대출약정서나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신의 대출에 적용되는 준거금리를 확인해야 합니다. 코픽스에 연동된 대출이라면 신규취급액•잔액•신잔액 기준 중 어떤 지표가 적용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금융채 연동 대출이라면 어떤 만기의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재산정 주기와 다음 금리변경일도 중요합니다. 같은 준거금리를 사용하는 대출이라도 재산정일이 다르면 실제 금리가 바뀌는 시점도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가산금리와 우대조건을 함께 확인하면 좋습니다. 준거금리가 낮더라도 가산금리가 높거나 우대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송금리는 예상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대출금리의 방향에 영향을 주지만 대출금리를 단독으로 결정하는 숫자는 아닙니다. 시장금리와 은행의 자금조달비용, 대출자의 신용위험, 우대조건 및 금리재산정 시점이 함께 작용해 실제 대출금리가 결정됩니다. 따라서 기준금리 관련 뉴스를 볼 때는 금리가 올랐는지만 확인하기보다 그 변화가 어떤 경로를 거쳐 자신의 대출에 언제 반영되는지까지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